지금 살고 있는 집도 올해가 6년째인데, 아직도 가끔 자고 일어나 거실로 나오면 여기가 내가 지내는 데가 맞나 싶을 때가 있다. 가끔 파트너와 데이트를 하고 같이 집으로 돌아와서 같이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을 때도 그런 기분이 든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그렇게나 발붙이고 사는 감각을 위해 노력했는데 여전히 그게 잘 안되고 있나. 어디 불러주는 곳은 적어도 그래도 할 일 만들어서 규칙적으로 생활한 지도 한참인데 왜 이렇게 다 생경하고 허전하고 그런 걸까. 바꾼 약도 6개월쯤 지났으니 허니문이 끝나가서 그런가. 그런 와중에 오늘은 저녁 약만 처방해 주셔서 그것만 받아 왔다.
사실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더 정확히는 ‘그전에는 내가 일이 없어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뭘 해야 하는지,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였다. 그래도 요즘엔 바깥에도 나가시고? 네. 그래도 많이 좋아졌네요. 그렇게 저녁 약만 처방.
쌤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심각할 것도 아닌 게 하루쯤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있어야 할 정도로 바쁜 주도 있다. 그럼에도 무언가 여전히 단단히도 불일치하고 있음이다.
이제는 별것 아닌 이름씩이나 걸고 있으니 또 약간 이야기하기에 망설여지는 것들이 생긴다. 그러니까 반복해서 말하게 되는 것들. 그게 너무 내 결핍 같잖아, 아닌 건 아니지만. 오늘도 마찬가지.
역시 언제나 좀 가볍고 웃기고나 싶다.